탑승객들이 한자를 몰라 기내에 비치된 구명조끼 사용 등 승객 안전 관리에 지장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교통문화운동본부가 지난 1~15일 인천국제공항과 김포공항에서 한·중·일 탑승 대기자 700명에게 안전문구 이해 정도를 물은 결과, 항공기 앞 좌석에 붙은 국·한문 혼용 안전문구 ‘救命胴衣(구명동의)는 座席(좌석) 밑에 있습니다’라는 문장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한국인이 55%에 달했다. 일본인은 40%, 중국인은 66%가 이 문장을 이해하지 못했다.
‘着席(착석) 중에는 安全帶(안전대)를 맵시다’라는 문구도 한국인이 48%, 일본인 42%, 중국인 62%가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들은 한국인의 경우 “한자를 모르기 때문”이라는 해명이 70~95%를 차지했고, 일본·중국인들은 대부분 “한글이 섞인 데다 자국 사용 한자와 다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영어 문장 ‘Life vest is under your seat’, ‘Fasten seat belt while seated’를 같이 쓰면 이해도가 15~58%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운동본부는 “항공기 내 국·한문 혼용 안전문구는 이해도가 낮은 데다 실효성이 없어 한글·영문 병기 방식으로 바꿔야 하지만, 양 국적항공사들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본부는 감독부처인 건설교통부에 이를 고칠 것을 요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