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한자교육연합(hanja-edu.com)의 월간지인 '한글+漢字문화'의 '창간사'입니다. ]
創刊辭
우리는 왜 이 잡지를 만들어야 하고 읽어야 하나?
陳泰夏 (本 聯合會 常任執行委員長)
1908년 六堂 崔南善 선생이 『少年』誌를 창간한 이래 90여년 동안 수많은 잡지가 발간되었으나, 이번 우리가 창간하는 『한글+漢字 문화』와 같이 미리 財政赤字(재정적자)를 각오하고 창간했던 잡지는 아마도 없었을 것이다.
무엇 때문에 이처럼 無謀(무모)를 무릅쓰고 우리는 이 『한글+漢字 문화』를 創刊해야 하고, 읽어야 하는가?
光復이래 약 반세기 동안 跛行的(파행적)인 文字政策(문자정책)으로 인하여, 한글만 배우고 있는 初等學校 학생들은 戶籍(호적)에 登記(등기)되어 있는 자신의 姓名도 쓰지 못하고, 大學生은 國漢文(국한문)으로 된 교재를 읽지 못하는 半文盲(반문맹)으로 전락한 엄청난 사태를 초래하였다.
그 결과 이미 우리 나라 젊은이들이 中央圖書館을 비롯하여 各 大學圖書館에 산적되어 있는 대부분의 國漢文混用 圖書를 읽지 못하여 그대로 死藏(사장)되어 있는 지경에 이르렀다.
초·중·고교 학생은 고사하고, 대부분의 대학생들이 제나라 글로 된 책을 읽지 못하는 일은 세계 어디에도 없는 奇異(기이)한 현상을 넘어 慘憺(참담)한 현실이다. 이보다 더 큰 文化危機는 없을 것이다.
아, 어쩌다가 이 나라가 이 지경에 이르렀을까! 참으로 慨嘆(개탄)하고 痛嘆(통탄)하지 않을 수 없다.
한 民族의 文化와 歷史가 파멸로 치닫고 있는 것을 알면서 坐視(좌시)하고 있음은 賣國奴(매국노)보다 나을 것이 없다. 그래서 우리는 憂國衷情(우국충정)의 誠金을 모아 救國의 사명감을 가지고, 통속적인 잡지가 아닌 民族文化 復興誌(부흥지)로서 『한글+漢字 문화』를 創刊하게 된 것이다.
21세기는 西勢東漸(서세동점)의 시대가 사라지고, 漢字文化圈 시대가 도래한다는 것을 西洋의 학자들도 이미 예견한 바 있다. 이러한 시대에 中·日의 양국 사이에 있는 한국으로서 한글만을 배우고 쓰자는 것은 국제적인 孤立을 자초할 뿐, 결단코 國益(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음은 明若觀火(명약관화)한 사실이다. 도래하는 漢字文化圈 시대를 主導하기 위해서는 우선 고급지식의 知性(지성)을 길러야 한다. 그 대비책의 일환으로 매월 당대 最高의 執筆陣(집필진)으로 구성하여, 21세기 젊은이들의 지식 정보 교양지로서 이 잡지를 출간하게 됨을 천명하는 바이다. 우리 나라 雜誌史上 漢字 교육을 강화하자는 최초의 잡지가 되겠지만, 그러나 잡지 명칭 그대로 한자어가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우리말을 더욱 올바로 쓰고 이해하기 위하여, 漢字 교육을 병행하자는 것이요, 결코 한글을 소홀히 하거나 배척하자는 것이 아님도 아울러 밝히는 바이다.
그러므로 이 잡지는 漢字 지식을 고취하고자 하는 이도 필요하지만, 한글 전용을 주장하는 이가 많이 읽어야 한글을 더욱 갈고 닦을 수 있을 것이다.
이 月刊誌를 創刊함에 있어 全國 각계각층의 많은 뜻 있는 분들이 적극 聲援(성원)하여 주심에 충심으로 感謝하며, 그 뜻에 보답하고, 당면한 문화위기를 극복하기 위하여, 최선을 다해서 더욱 알차고 보람찬 잡지를 엮어 만들 것을 다짐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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